집: 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
Description:... 집 안팎을 둘러싼 공간과 풍경의 변화,
그 이면에 흐르는 시간의 흔적들에 관한 디테일한 관찰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떠올려보자. 머릿속에 비슷한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다.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고 단독주택에 살고 있더라도 대부분 공간의 구조와 쓰임새는 비슷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이, 거실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각각 사용하는 침실이 배치되어 있고, 입식 부엌과 수세식 화장실이 기본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부만 그럴까. 집의 모양새 역시 떠올리는 풍경은 비슷하다. 빽빽한 아파트 숲이거나 다세대주택 단지거나, 단독주택 단지가 대부분이다. 집의 외부만 그럴까. 집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와 살던 자녀들은 장성하면 취업, 진학 등으로 집을 떠난다. 직장과 학군에 따라 이사를 다니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고, 한 사람이 태어나는 곳은 더 이상 집이 아니고 병원이 대부분이며 이제 세상을 떠나는 곳 역시 집이 아닌 요양원이나 병원인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그 내부의 쓰임새는 물론 집 자체의 형태,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사회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런 현재의 주거 공간은 당연히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익히 알고 있듯 이러한 변화는 개화기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의 주거 형태가 우리의 전통과 접목되면서 생긴 결과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여기까지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상식 뒤에는 사회적, 문화적 접점에서 일어난 현상과 변화 과정의 층위들이 존재하고, 그러한 현상과 변화의 과정들은 우리 사회가 지난 몇 세대 동안 경험한 변화의 총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집, 즉 주거의 공간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난 몇 세대 동안 경험한 사회 문화적 현상의 응축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우리 주거 공간의 문화에 관해 연구해온 전남일 교수의 책 『집-집의 공간과 풍경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는 바로 이러한 물성으로서의 집이라는 공간의 이면에 흐르고 있는 시간과 풍경의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집을 둘러싼 익숙한 풍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변화상을 새삼스럽게 돌아봄으로써 미시적으로는 집 안의 공간부터, 거시적으로는 삶의 풍경을 구축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까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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