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최고 가문의 유일한 직계 혈통이자 황후인 리나이아는 부친의 반역으로 인해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자살하게 된다.
그 모든 것을 기억한 채로 3년의 세월을 거슬러 회귀한 리나이나.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된 잔인한 진실들.
그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 앞에 리나이아는 다시 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과 맞닥뜨리는데····.
* * *
황제가 자신의 목숨만은 살려준다고 했다 한다.
철저하게 밟아놓고 살려준다니. 갈기갈기 찢어 죽여 놓고 살려준다니.
살 수 없는 사람더러 살라니. 그렇게 치욕스러운 목숨을 살려준다니.
자신의 선택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을 그가····
마지막까지 그녀를 조롱한 것이었다.
* * *
“황후. 그대는 지금 너무 달 것 같다.”
입안으로 들어온 달콤한 크림을 혀로 핥으며 리나이아는 그의 손가락도 잘근잘근 씹었다.
“그렇다면 저는 폐하의 건강에 정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그를 부추기는 것이 분명한 말임에도 황제의 귀에는 그녀가 제발 그만둬 달라는 소리로 들렸다. 황후의 몸이 그녀의 진심을 정직히 실토하고 있었으므로.
“얼마든지···.”
잇새로 말을 밀어내며 다시 상체를 일으킨 황제는 그의 몸에 남아 있는 얇은 천들을 모조리 뜯어냈다. 이미 한계치에 이른 그의 분신은 당장이라도 황후의 몸속으로 파고들기만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를 올려다보는 황후의 눈동자에 설핏 두려운 빛이 스쳤다. 파르르 떨고 있는 낙엽 빛 눈동자를 열렬히 응시하며 황제가 그녀의 엉덩이를 거칠게 공중으로 띄웠다.
동시에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며 다리를 양어깨에 걸쳤다. 다음 순간, 시린 바다 빛 눈동자가 담고 있는 태양의 정열은 그가 머리를 숙이면서 리나이아의 다리 사이로 저물었다.
‘단 한순간이라도 좋다. 부디, 짐을 원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