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근희의 행진
Description:... 이효석문학상 대상 ·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이서수 첫 소설집 출간
시대의 초상을 그리는 이서수의 소설은 우리와 함께 간다.
_소유정(문학평론가)
“우리는 순간을 살고 미래는 여기 없지만,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어.”
단편소설 〈미조의 시대〉로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작품”, “엄청난 공력으로 이뤄진 탄탄한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은 작가 이서수의 첫 소설집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서수는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 “시대의 초상”을 핍진하게 그려낸 작품들로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리고 2023년, 단편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으로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그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다.
이서수의 소설은 거울이다. 우리는 그의 첫 소설집을 읽으며 거울을 본다. 주거와 노동, 고용 문제와 같이 우리 삶을 결정짓고 미래를 도모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의 불안정성을 본다. “인간을 육체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간이지만, 정신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대야”(〈미조의 시대〉)라는 대사는 『젊은 근희의 행진』에 실린 열 편의 소설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그러나 이서수가 그리는 인물들은 그들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냉담한 시대 앞에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는다. 끝내 학살당하지 않는다. 다시 일어선다.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봐주는 타인의 손을 잡고, 무릎을 탁탁 털고서 함께 행진한다. 『젊은 근희의 행진』은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 위에 표류 중인 우리 모두를, 그리고 우리가 향해야 하는 길을 비추는 시대의 등대 같은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먼지 구름이 가라앉으면 보이는 우리의 얼굴은 저마다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겠지. 그러나 서로에게 뭔가를 해주려고 늘 기다리는 사람들이겠지. 자기 생각을 말하다가 상대를 다치게 하고, 자기도 다치는 사람들이겠지. 차라리 입을 다물까. 집이든 몸이든 뭐든 그냥 다른 사람들이나 떠들라 하고 우리는 이렇게 아이처럼 장난이나 치며 살까. 하지만 자꾸 울고 싶은 일이 생기는 걸 어쩌나. 어떻게 막을 수가 있나.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사건이 우리 가슴에 유성처럼 떨어질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 소매가 엉킨 채로 함께 걸어갈 것이다. _〈엉킨 소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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