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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일용할 설렘을 찾아다니는 유쾌한 할머니들

Description:...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은 영화 〈칠곡 가시나들〉를 찍은 김재환 영화감독의 에세이로, 영화를 찍으면서 만난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가슴 뭉클한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작가 주리의 감성적인 그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칠곡 할머니들의 일상을 엿보면서 궁금증이 인다. 도대체 저 분들의 팔팔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저렇게 재밌게 나이 들어가는 비법은 뭘까? 할머니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채우고 있었던 것은 바로 ‘설렘’이었다. 문해학교에 다니면서 한글 공부에 푹 빠진 할머니들은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 아침 일찍부터 글자를 배우러 마을회관을 찾아가고, 떨리는 손으로 느릿느릿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쓰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동네 간판들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글을 몰라 서러웠던 마음은 한편에 접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고, 자식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은행에 가서 사인을 해보는 등 읽고 쓰는 재미를 한껏 만끽한다. 저자는 하루하루 건강하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 목표인 칠곡의 할머니들과 감동적인 3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릿하면서도 재미있고 소박하게 사는 인생에 대해, 배움과 설렘으로 가득한 노년의 시간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혜자(배우, 탤런트)

“이 책이 속삭이네요, 오늘을 살아가라고. 눈이 부시게.”

유재석(MC, 코미디언)

“하루하루 밥을 짓듯 설렘을 찾아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뭉클한 웃음을 주네요.”

오상진(MC, 아나운서)

“매일매일의 소중함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이분들은 왜 이리 생기가 넘치고 즐거울까?”

잘 웃고 잘 노는 할머니들과 함께 지내며 비로소 깨달은 것들

영화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의 유쾌하고 산뜻한 단짠 에세이


김재환 영화감독의 에세이『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은 칠곡 할머니들을 3년여 동안 만나면서 느낀 것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나이듦’이라는 주제를 때론 유쾌하면서도 경쾌하게, 때론 고요하면서도 따뜻하게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시트콤처럼 재미난 에피소드에, 할머니들의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인 시를 더하고, 느릿느릿 흘러가는 일상의 한복판에서 ‘재밌게 나이 드는 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저자는 망설임 없이 고백한다.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찍으면서 만난 칠곡 할머니들 덕분에 ‘나이듦’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이 조금씩 녹아내렸다고. 할머니들의 속도에 맞추니 시간의 오묘함과 느림의 즐거움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고.

저자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궁금증을 갖게 된다. “이분들은 왜 이리 생기가 넘치고 즐거울까?” 나이 들어 많이 쇠약해진 팔구십 대 할머니들인데, 기운도 팔팔하고 서로 모였다 하면 소녀처럼 시도 때도 없이 까르르 웃는다. 무엇이 이들을 재밌게 나이 들어가게 했던 것일까. 저자가 할머니들의 삶에서 눈여겨본 감정은 ‘설렘’이다. 칠곡 할머니들은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아니라 오늘의 일용할 설렘을 찾아다니며 계속 이동하는 할머니들이었던 것. 하루하루 설레는 삶을 산다면, 나이 드는 게 무슨 대수일까.

한 번뿐인 인생, 매일매일 재밌게 살아가기 위해 꼭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필요한 건 아니다. 단조로운 할머니들의 일상에 눈에 띄는 변화를 몰고 온 것은 바로 ‘한글’이었다. 가난해서, 여자라서 한글을 배우지 못한 칠곡 할머니들은 문해학교의 학생이 되면서부터 ‘설렘’이라는 감정에 매일같이 흠뻑 빠지기 시작한다. “고마 사는 기, 배우는 기 와 이리 재밌노!”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 할머니들! 문해학교 학생이 된 할머니들은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마을회관을 찾아가고, 벌벌 떨리는 손으로 느릿느릿 정성스럽게 글씨를 쓰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동네 간판들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글을 몰라 서러웠던 마음은 한편에 접어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기도 하고, 자식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가 하면, 은행에 가서 업무도 보고 사인도 해보는 등 읽고 쓰는 재미를 한껏 즐긴다. 손주와 마주 앉아 책도 읽고, 식당 메뉴판을 보며 음식도 주문하고, 시로 마음도 표현한다. 또 도시락을 싸들고 뒷산으로 소풍도 간다.


“놀거리 볼거리 천지삐까리!”

칠곡 할머니들의 슬기로운 노년 생활

귀염뽀짝한 8090 할머니들의 유쾌하고 소소한 일상


어떤 것은 처음엔 잘 보이지 않는다. 저자에게 칠곡군 약목면도 그랬다. 그곳의 첫인상은 반쯤 도시화가 진행되다 멈춰버린 듯한 밋밋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할머니를 따라 천천히 돌아다니던 저자의 눈에 그곳의 매력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한다. 구불구불 정겨운 골목, 담벼락 위 나른한 고양이들, 변화무쌍한 저수지, 장독대 위에 툭툭 파문을 일으키는 빗방울… 평범한 풍경 속에서 발견하게 된 은은한 아름다움. 공간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그래서일까. 할머니들의 일상을 바라보던 시선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삶의 관점도 바뀐다. 과거에는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라고 생각했다면 “재미있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 할머니들의 일상도 더 이상 단조롭게 보이지 않는다. 여유롭고 따뜻한 저자의 시선은, 느릿느릿하지만 활기 넘치고 외롭지만 한없이 귀여운 할머니들의 모습에 정직하게 가닿는다.

아마도, ‘거의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린’ 화투 이야기, 노래자랑 대회 참가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국수 이야기, 위로와 치유의 공간인 빨래터 이야기, 푸시킨 시를 좋아해 주머니에 시구(詩句)를 넣고 다니는 할머니 이야기, 생전 처음 가보는 우체국 이야기,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 문자 멧돼지를 보낸 할머니 이야기, 이른 봄날 재미를 찾아서 나물을 캐러 가는 이야기 등은 할머니들의 속도에 자신을 맞추었을 때 비로소 보이게 된 것들이었을 터이다.

보통 ‘나이듦’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나이가 들어 움직임이 줄어들면 사는 재미가 확실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 칠곡 할머니들과 꿈같은 시간을 보낸 이 책의 저자는 재밌게 나이 드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한 가지를 제안한다. 어깨, 허리, 무릎 어디 안 쑤시는 데가 없더라도 몸을 움직여 자신을 설레게 하는 곳으로 가라고. 그리고 설렘의 시작은 ‘배움’이라고. 저자가 보기에, 할머니들에게 문해학교는 “설렘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느릿하면서도 재미있고 소박하게 사는 인생에 대해, 배움과 설렘으로 가득한 노년의 시간에 대해 성찰하는 에세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보면 한 영화감독이 무미건조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재밌게 나이듦’ 챌린지 제안서로도 읽힌다. 그것이 한글이든, 춤이든, 글쓰기든 ‘설렘’을 자기 삶에 들어오게 하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것.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만타/ 여기도 시/ 저기도 시/ 시가 천지삐까리다.” 덧붙여 이 책에 수록된 칠곡 할머니들의 순수하고 담백한 시들과 그림 작가 주리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그림은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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