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전 1권의 이용연령가는 19세입니다. 도서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외전 2권은 특정 캐릭터 IF 외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도서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빠가 빚을 져서 집을 팔아야해. 당분간 다른 곳에 있지 않을래?”
하루아침에 집이 없어진 것도 당황스러운데 팔릴 예정의 집에서 정체모를 복면 집단에게 살해당하고 회귀하길 세 번.
회귀 때마다 복면의 사내와 대치하지만, 지금의 실력으론 살해당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으리라 판단한 샤하르는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대륙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어디죠?”
“아발론 아카데미가 가장 안전할 거야.”
그리하여 집도 없고, 목숨도 위태로운 샤하르는 중립국에 있는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더 이상 죽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긴 한데, 일이 더 커지는 것 같은 기분은 뭐지…?
***
“그게 뭐야?”
씻고 나온 샤하르가 얼굴의 물기를 닦아 내며 침대에 넓게 펼쳐진 설계도를 보며 물었다.
“투레바스 도시 설계도.”
샤하르는 말없이 설계도를 내려다보았다. 성벽 구조와 도로는 이전과 같았기 때문에 평화롭던 시절과 비교하여 보기 쉬웠다.
“영지의 땅이 많이 정화돼서, 정화가 끝난 구역부터 건물을 새로 짓기 시작했어.”
가스파르가 눈을 반짝거리며 지도의 한 지점을 짚었다. 그곳은 샤하르가 매우 잘 아는 장소였다.
자신과 힐데가 함께 살던 곳이었다.
“작은 학교를 세울 거야. 기초 교육 기관을 졸업하면 갈 수 있는.”
모든 계획은 영지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샤하르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불순한 사심을 섞어 샤하르가 살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정말 큰 노력을 기울였다.
“네 남은 평생, 투레바스에서 행복하게 살게 해 줄게.”
***
붉은 핏방울이 계약서에 있는 그의 이름 위로 뚝 떨어졌다. 커튼을 쳐 어둑한 방 안에서 두 사람만의 은밀한 마법 계약은 끝을 향해 다다르고 있었다.
“넌 어디에서 온 걸까?”
샤하르는 대꾸하지 않고 그가 했듯이 손가락에 상처를 내 피를 종이에 떨어뜨린 다음 지장을 찍었다. 그러자 양피지 위의 마법진에서 사슬이 나오더니 두 사람의 심장을 관통했다.
“이로써 너는 나와 계약을 한 거야.”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샤하르는 차마 가스파르에게만큼은 말하지 못했던 본심을 아신크리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날 살게 해 줘.”
“반드시 그 바람을 이뤄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