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3 년 전에 스쳐 지나간 인연을 다시 찾아 가다.
쫓기는 자와 그를 숨겨주는 자로 만난 그들은 돌아 오겠다는 말 하나만을 가지고 시간을 버텨왔다. 그리고 그가 일하던 편의점을 찾아가지만, 가게의 이름은 바뀌어 있었고..... 당장 내일을 보장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다급해진다.
"그러나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사실을."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약 1 만자
<미리 보기>
“그러니까 이게 대박이라, 그 말씀이죠.”
내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상대는 좀 더 나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미묘한 시선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 일을 해서는 안 되리라. 일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여기는 반드시 뜹니다. 이미 주변 상권도 다 만들어져 있거든요. 건물도 이제 분양만 완료되면 되니까요. 전 이 부동산 100% 확신합니다.”
“어, 만약 손해를 본다면 어쩌죠.....? 그냥 이 돈 다 날아가는 건가요?”
상대가 이렇게 묻기 시작한다면 이미 반은 넘어온 것이다. 그때부터는 그냥 열심히 썰을 풀면 된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터득한 여러 가지 비법들을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되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원금은 돌려드리니까요. 물론 약간의 수수료를 제하기는 하지만..... 그건 저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이해해주세요.”
“아......”
이렇게 되면 상대는 안심하고 돈을 내놓고는 한다. 항상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일에 생각보다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대충 봐서 좋아 보이면 그냥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이 실제로는 지옥으로 들어가는 시작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상대는 장밋빛 환상으로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도 마주보고 활짝 웃어주었다. 마지막에 서비스를 한번 해줘야겠지. 그래야 덜 미안하니까.
“감사합니다.”
이렇게 나는 또 앉은 자리에서 몇 천 만원을 벌었다.
내가 사기꾼이 된 것은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이제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부동산 사기를 여러 번 치다보니 이미 나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 그것은 먹잇감을 찾는 나의 기준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보면 나는 가만있지 못하고 그들의 돈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를 들면 뇌물을 받는 교사,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공무원 같은 자들 말이다.
그런 자들에게 사기를 쳐 빼앗은 돈으로 나는 내가 도망 다닐 자금을 만들고 남은 돈으로는 가끔 기부를 했다. 기부를 할 때만큼은 내 본명이 아닌 내가 기억하고 싶은 그 녀석의 이름, 최재희로 하고는 했다.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니라 지방 각지로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나를 잡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여럿이었다. 내가 아무리 최대한 피하고 피했지만 이제 경찰에 신고도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내가 잡히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변장을 생활처럼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안경이며, 수염이며, 모자 등,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다 동원했다. 그 이유로, 아무도 나를 잡지 못했다. 이제까지.....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경찰서에 붙어 있는 지명 수배 공고였다. 거기ㄴ에는 내 원래 얼굴이 붙어 있었다.
“흠.”
이젠 이 짓도 끝낼 때가 온 걸까. 본명과 얼굴까지 나와 있는 CCTV 화면을 보면서 나는 멍하게 어쩌면 이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짓을 끝내기로 마음먹은 지금에,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다시 최재희를 만나러 가는 것.
조금은 떨렸다. 녀석이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녀석이 보는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무도 서로를 잊지 않았을 거라고, 그것 하나 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처음이었고 서로에게 진심이었으니까. 다시 돌아오겠다는 나의 말을 녀석이 믿었을지 그것만큼은 자신할 수 없었다.
날 기억한다 해도 그 편의점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었다.
이사했을까. 여전히 그곳에 살며 일만 다른 곳으로 옮겼을까.
여러 가지 질문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