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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에도 음계가 있다 1권

Description:...

레밍턴 하워드. 이건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는 ‘하워드’라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레미’ 혹은 ‘렘’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레밍턴 하워드.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레밍턴일 뿐인 레밍턴.

그를 좋아한 건 오래된 일이다.


“다니, 나를 위해 네 아버지를 배신해.”


죄가 되는 사랑이 있다.

나의 사랑이 그러했다.


“가여운 내 딸아. 너를 버리지 않는 것은 오직 나뿐이란다.”


아름답고 전지전능하신 나의 아버지.

위대하고 위대하신 나의 창조주.

내 죄는 그것이다. 두 주인을 섬긴 죄.


“네 아버지의 심장에 칼을 꽂고 다시 내 발밑을 기어.”


나를 죽이고 싶어 하면서도 결코 죽이지 못하는 안쓰러운 너.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울고 빌고 매달려. 기분 좋았거든. 네가 날 애타게 쳐다볼 때마다.”

“…미쳤구나.”

“아직 너무 어려운 주문인가?”


내가 정말 죽음을 결심하면, 나보다 먼저 목매달아 죽어 버릴 너.

너는 알까? 그 모순이 나의 유일한 숨통이었다는 걸.


“난 네가 지금 같은 얼굴로 나를 쭉 봐줬으면 좋겠어.”

“…착각하지 마. 난 지금 널 끔찍해 하는 중이야.”

“그래.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

“계속 그렇게 끔찍해 해. 내 옆에서.”


이것은 증언이 될 것이다. 나의 생, 나의 죄, 나의 사랑, 나의 실패, 그리고 나의 승리가 담길 회고록.


일러스트: 박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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