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의 자연과학과 오행지 역주
Description:...
2012년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학술도서
『고려사(高麗史)』는 조선 초기 김종서, 정인지 등이 세종의 교지를 받아 고려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인물 등의 내용을 총 139권 분량의 기전체 형식으로 정리한 책으로, 고려시대 연구의 중요한 기본 자료이다. 특히『고려사』는 탈탈(脫脫)이 지은『원사』에 많이 의거하여 기술하고 있으며, 천문지 3권, 역지(曆志) 3권, 오행지 3권, 예지 11권, 악지 2권, 여복지(輿服志) 1권, 선거지 3권, 백관지 2권, 병지 3권, 형법지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오행지』에는 천문과 오행(五行)의 변이에 대한 기록이 매우 상세하여 당시에 구할 수 있는 자료를 빠뜨리지 않고 거의 모두를 수록한 것으로, 고려왕조 500년간의 한반도 기상기후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오행지』는 맨 처음 서문이 있고, “수행-화행-목행-금행-토행” 내용별로 항목을 구분하고 다시 내용에 따라 구분하여 저술하였다. 항목별로는 먼저 연월이 없는 일반적인 기사를 싣고 뒤에 연월이 기록된 구체적인 역사사실을 기술하였다.
이번에 발간되는『고려사의 자연학과 오행지 역주』는 고려사 판본의 오탈자와 기존의 번역본에서 확인되는 오역을 바로잡는 한편 역사적 사실을 상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세밀한 주석을 달았다. 특히 『오행지』는『고려사』 내에서도 가장 까다로워서 학자들 사이에서도 번역은 물론 역주조차 손을 대기 어려운 분야였다. 이번 『오행지』의 역주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연구재단 선정 “국가석학 2001 우수학자”로 뽑힌 김일권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가 담당하였다. 김일권 교수는 서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종교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자연 과학을 전공한 기본기와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오행지』역주에 최적임자라고 하겠다.
“『고려사』의 자연학과 오행지 역주” 는 크게 1부『고려사』오행지 및 중국 25사의 오행지를 분석한 글과 2부 역주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고려사』의 자연학과 오행지 사상”에는 고려사 오행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해제 성격의 글이며 오행지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저자의 글 두 편이 실려 있다. 특히 고려왕조 500년 한반도의 기상기후 보고서인 오행지를 도표와 그래프로 통계 분석한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하겠다. 또한『고려사』오행지의 토대가 되는 중국 25사의 『오행지』 기록을 전면 분석하여 동아시아 역사에서 오행지의 의의와 사상적 의미를 밝혔고 ‘오행지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였다. 오행지학이란 바로 천지자연의 현상을 인간의 내적 성찰로 되돌리는 인문학이자 자연과의 조화를 도모하는 자연학이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하겠다.
2부『고려사』『오행지』 역주는 번역뿐 아니라 천상의 천문현상과 지상의 인문지리를 넘나드는 해석으로 고려시대 자연학 연구의 지평을 열고 있다. 『오행지』에 나타난 각종 기상현상은 기상기후의 기록을 넘어 생물학적 변이는 물론 당시 사회의 세태를 반영한 풍속서이자 동아시아적 정치사상과 災異論的 군주론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오행지』 역주는 고려왕조 500년간 고려인들이 자연과 교감하였던 텍스트를 살펴보는 것이며, 1000년 전 이땅의 기상 기후를 고스란히 살펴보는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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