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게 다시 1
Description:... 〈강추!〉그녀를 바라보던 깊은 눈빛, 그녀를 감싸던 부드러운 손길, ‘우리 연지’라고 부르던 감미로운 음성까지도 어제처럼 생생했다. -우리 연지는 고양이 같아. 하얗고 작은 고양이…. 그의 속삭이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나에게 기회를 줘. 다시 연지를 사랑할 기회, 다시 연지 곁에 있을 수 있는 기회, 다시 당신을 ‘우리 연지’라고 부를 수 있는 기회, 당신 곁에서 웃고 울고 평생을 보낼 수 있는 기회.” 창백하게 질린 뺨으로 맑은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그녀의 눈에서 솟아나는 눈물을 보는 순간, 그의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연지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래, 또 울려버렸다. 난 정말 나쁜 놈인가 봐. 우리 연지, 웃고만 살았으면 좋겠는데… 자꾸 울리게 돼서 나도 너무 속상해.” 이별을 했을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절대 유행가는 듣지 않는다.’ 사랑노래는 사랑노래대로, 이별노래는 이별노래대로 그 구구 절절한 가사들이 다 자신의 얘기 같이 느껴져서 사람을 한없이 감정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마지막 피 한 방울, 땀 한 방울까지 다 바쳐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다른 남자는 한 순간도 생각나지 않게, 그 큰 눈에서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주고 싶었다. -오빠가 날 놓아준다고? 아니, 오빤 날 버리는 거야! 그녀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메아리쳤다. 숨이 넘어갈 듯 울어대는 그녀를 더욱 차갑게 끊어내며, 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떠나보냈다. 아니, 떨구어냈다. 그가 연락도 없이 사라진 후 그녀가 자신을 찾아다닌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부러 더 피해 다녔다. 한번이라도 그녀와 마주쳤다간 자신의 의지가 꺾일까봐, 그녀의 커다란 눈을 마주보면 오히려 떠나지 말아달라고 그녀에게 매달려 버릴까봐, 애써 그녀를 외면했다. -오빠, 후회할 거야. 나랑 헤어진 거 꼭 후회할 거야! 연지는 피를 토해내듯 울부짖으며 그에게 말했다. “알아….” 연지가 눈물을 흘리는 동안 그는 가슴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는 그녀를 보내고 나서 자신의 심장 어느 한 부위가 죽어버렸음을 알았다. 그녀를 보내고 나면, 다시는 자신의 삶에 사랑이 오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럼에도 그는 그녀를 보냈다. 그렇게 자신의 심장에서 연지라는 화초를 뽑아냈다. 그의 심장은 지금도 여전히 붉은 피를 처연하게 흘리고 있었다. 전유진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대 내게 다시』 제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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