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짜리 회사와의 계약 종료일,
서점에 간 혜라는 <가디언 엔젤>이라는 동화책을 보다 한 남자와 마주친다.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 남자. 무심하고 짧은 대화. 찰나의 접촉.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 여겼다.
착한 딸, 착한 동생이고 싶지 않은 밤, 혜라는 그 남자를 다시 만난다.
백만 원을 들고 충동적으로 삐끼를 따라 들어간 호스트바에서.
“하지만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처음 만나는 적 역시 바로 가족이야.”
‘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낯선 호스트에게 받은 뜻밖의 위로.
혜라는 그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백만 원을 건넨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관계는
갑작스러운 ‘선’의 방문에 의해 계속 이어지고.
MK전자에 새로 부임한 사장의 계약직 전문 옵서버로 1년간 일하게 된 혜라는 출근 첫날 회사에서 그를 만난다.
정빠에서 아빠방으로 밀려난 퇴물 호스트 ‘선’이 아닌, 선우권을.
형과 누나를 몰아내고 MK그룹 후계자 자리를 새롭게 차지한 남자.
냉혹하고 잔인한 MK전자 신임 사장 선우권을.
이 남자는 결코 선하지 않다. 이 남자는 절대 천사가 아니다.
도망쳐야 한다. 이 남자 선우권에게서.
내가 먼저 선우권을 버려야 한다. 비참하게 버림받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