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불변의법칙
Description:... ‘절대 따르지 않아! 그따위 말도 안 되는 결혼, 개나 주라지!’ 학사모를 팽개치고 캠퍼스를 질주하는 여자. 그녀의 사연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유일한 혈육인 할아버지를 잃고 후견인의 도움으로 영국 유학생활을 하게 된 주린은 타고난 밝음으로 나름 행복한 생활을 즐기며 이름 모를 키다리 아저씨에게 고마워했는데, 대학 졸업식 날에 받은 청천벽력 같은 강제 결혼소식이 주린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유주린! 오기만 해봐라.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시집보내 버릴 테다!’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후견인 자리. 그녀를 결혼시키는 것까지가 그의 임무(?) 인데 고지를 앞에 두고 그녀가 도망가 버렸다. 이 말괄량이! 꼭 시집보낸다! 주린은 온갖 꾀를 내어 피해보려 하지만 제 꾀에 제가 넘어가 버리고, 맞선만이라도 피해보려는 그녀의 최후의 선택! ‘김사영 씨! 우리 닭털 날리는 사랑 한 번 찐하게 해보자고요!’ 꼭 결혼시켜야 하는 사양과 반드시 결혼은 피해야 하는 주린의 고군분투! [본문 내용 중에서] 사영은 자신을 노려보는 주린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적당히 대해주려던 의도는 오래전에 빗나가고 그녀의 눈물을 보자 걷잡을 수 없는 막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난 네가 대학을 졸업하면 일하지 않고도 평생을 놀고먹을 수 있도록 능력 있고 배경 좋은 그런 남자를 골라 적당히 결혼시켜 너와의 지긋지긋한 이 인연을 끊고 싶었다. 그러니 이제 내 말을 알아들었으면 얌전히 신부수업을 받도록 해!” 남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어 보였다.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남자에게 약한 모습은 금물이었다. 그래서 주린은 손등으로 대충 눈물을 닦으며 사영을 노려보았다. “싫어요. 절대 그렇게 못 해요! 아무리 할아버지의 부탁이라고 해도 제가 거절하겠어요! 싫어요, 싫다고요! 그러니 당장 꺼져!” 주린의 말에 사영은 무서운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스산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그의 기에 주춤하고 발이 움직일 뻔했지만 그녀는 꿋꿋이 버텼다. 그러자 사영이 거칠게 주린의 팔을 잡아챘다. “똑똑히 잘 들어, 이 골칫덩어리야! 네가 무슨 소릴 지껄여도 난 널 책임지고 결혼시킬 거다. 그러니 쓸데없는 자존심은 쓰레기통에나 처넣고 좋은 말로 할 때 얌전히 신부수업이나 받으라고!” 주린은 잡힌 팔을 거칠게 빼내며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싫어! 이 왕싸가지야!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해? 난 이 집을 나가 내 힘으로 살아갈 거야!” 주린은 방문을 향해 몸을 틀었다. 하지만 곧 그의 억센 팔에 몸이 돌려지고 손에 들려 있던 가방마저 빼앗겼다. “난 은혜를 모르는 인간을 가장 경멸하지.” 화가 났는지 남자는 이를 악다물며 말을 했다. “난 네 할아버지께 은혜를 입었고, 반드시 약속을 지켜 보답할 거다. 그러니 이 집에서 얌전히 신부수업이나 받아!” “가방 내놔! 싸가지야!” 사영은 가방을 뺏으려고 달려드는 주린의 어깨를 잡아 강한 힘으로 소파 위에 눕혀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맞닿을 정도로 얼굴을 내린 뒤 나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 지금부터 지갑, 카드, 아니 가방 전부 압수한다. 말을 잘 듣게 되면 그때 다시 돌려주지. 하고 싶은 말 있나?” 사영의 말에 주린은 힘들게 오른손을 들어 올려 가운뎃손가락을 척하니 내밀었다. “Fuck you!” “제대로 알아들은 거 같으니 오늘 대화는 이걸로 끝내도록 하지.” 사영은 어깨를 누르던 손을 떼어내며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을 미련 없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방 앞에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을 향해 따끔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스물네 시간 눈 크게 뜨고 잘 지켜. 만약 이 아이가 또다시 도망가게 된다면 니들도 다 죽을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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