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가이드 인권에 대한 이해 4
Description:... 에스퍼 로데오는 갑작스런 타임워프 사고로 인해 10년이 지난 미래에서 눈을 뜬다. 놀랍게도, 언제나 먹이사슬 맨 밑에 있던 에스퍼들은 에스퍼 해방운동의 성공으로 시설 꼭대기에 올라 권력을 누리고 있었고, 로데오는 자신의 첫사랑이자 연적인 가이드, ‘시설의 영웅’ 챌리스가 몇 년 동안 고통스러운 가이딩 착취를 견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전히 얼굴을 마주하면 으르렁대기 바쁘면서도, 왜인지 로데오는 그에게 전용 가이드 등록을 제안하는데…
***
‘삑-’
그때 또 한 번 챌리스의 디코르커에서 소리가 울렸다. 순간 주저앉을 듯 무너지는 몸에 밀려 현관문이 닫혔다.
로데오가 반사적으로 그를 붙잡아 안았고, 챌리스도 어지러움이 눈앞을 덮치자 손에 잡히는 대로 로데오의 등과 옷자락을 붙잡았다. 한참이나 계속해서 몰아쉬는 챌리스의 숨소리가 작아질 때까지 더운 숨이 로데오의 귓전을 몇 번이고 때렸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삽니까?”
“…선 넘지 말고 참아 줄 때 그 입 다물어.”
“질문을 바꾸죠. 왜 이따위 세상이 되도록 두고 본 겁니까?”
챌리스의 어깨가 으쓱 솟았다 가라앉았다. 로데오가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짜증이 난 듯 자기 머리를 휘저었다.
“부탁할 거, 하십시오.”
로데오가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챌리스를 바라보았다.
“말씀하시라고요. 제가 도와드릴 거 있지 않습니까?”
챌리스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로데오가 아는 바로 그 얼굴이었다. 전장에서 적들을 보는 야차의 눈. 얼음처럼 시린 눈동자와, 그 안에 깃든 먹잇감만을 노리는 매 한 마리. 얼굴 근육 하나도 움직임을 허용하지 않는 차가움에 바로 그 먹잇감이 된 듯 몸이 굳으면서도, 로데오는 오히려 반가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이게 챌리스였다.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숨죽이고 무너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아니라, 저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표정. 이게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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