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딩 도어즈
Description:...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아. 은혜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조금은 내 생각도 해줄래, 응?”
정혁은 소년같이 웃으며 침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왜요?”
“당신 피곤해 보여. 좀 쉬는 게 좋겠어. 내가 공주처럼 침실까지 모시지.”
“난 공주도 아니고 그 어떤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그런 꿈을 꾸기엔 너무 늙었죠.”
“그럼 오늘 공주가 돼봐. 때로는 그런 대우도 기분 좋은 법이야. 자, 이제 침실이 어딘지 가르쳐 주실까? 침실 하나 아는데도 많은 절차가 필요하군.”
그녀는 가볍게 웃어넘기며 손짓으로 침실을 가리켰다. 그는 그녀를 들은 오른손을 살짝 돌려 문을 열었다. 그에서 끙 하는 소리가 들렸다.
“거봐요, 내 말 안 듣고 왜 사서 고생하는지 모르겠어.”
“사서 고생하면 어때. 이렇게 해서라도 안아보는 거지.”
은혜는 말 잘 듣는 학생처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맛있는 사탕 먹듯이 한껏 음미한 다음 쪽 소리가 나게 입술을 뗐다.
“여기까지. 그 다음번에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싶어. 은혜가 물론 허락해야겠지만.”
Show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