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산등성이 넘어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
한뼘 BL 컬렉션 1300
Description:... <책 소개>
#현대물 #육아 #사냥꾼 #오해/착각 #잔잔물
이제 만으로 열일곱이 되는 크누트는 사냥으로 다져진 호르헤와 산속 마을에 살고 있다. 크누트가 어떤 경로로 호르헤를 만나 이곳으로 흘러들었는지 모르지만, 현재 크누트의 유일한 보호자는 호르헤다. 더구나 산 짐승들이 넘보는 곳에서 호르헤는 크누트에게 절대 선일지 모르겠다. 크누트는 아직은 서툴러 사냥을 직접 할 수는 없지만, 그날의 땔감 정도는 혼자서 구하러 나갈 정도는 되기에 집을 나섰다. 해가 저물도록 제멋대로 쏘다니다 아차 싶어, 집으로 향하는데, 멀리서 자신을 찾으러 나와준 호르헤가 보였다. 반가워 걸음을 떼는 순간, 총알이 날아왔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저자 소개>
마음이 복잡할 때에는 인형 정수리를 복복 긁어주는 시간을 보냅니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3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43쪽)
<미리 보기>
앞에는 어디까지 뻗는지 모를 설원, 뒤에는 어두운 아가리를 벌린 숲이 펼쳐진 어스름한 구석은 동계를 맞이하여 이토록 희고 눈부실 수가 없다. 이렇게 그림자 없는 고운 자태에 만면이 짜그라지기도 어려울 정도로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과연 사는 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삶의 이유를 찾는 질문만큼 사는 데에 의미 없는 것이 없다고들 하는데, 한창 사춘기를 오가며 깜빡깜빡 문을 여닫는 걸 잊는 것을 바람 탓으로 돌리는 나이의 청소년에게 그만한 고민거리도 없을 테니 그냥 두자. 크누트는 양손을 모아 후욱, 뜨거운 숨을 불었다. 양털을 안쪽에 붙인 조금 값나가 보이는 카멜색 가죽장갑은 오래 써서 길들여진 티가 났으나, 크누트의 손으로 길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크누트의 손에 한두 마디는 훌쩍 큰 장갑은 지금 계절에는 이것만큼 따스운 것이 없어서, 주인인 호르헤가 뚝뚝한 낯을 한 채 좀 낡은 가죽끈으로 손목을 동여 매줘 가며 끼운 것이었다. 순전히 벌렁거리다가 벗겨지지 말라고. 또렷한 호의다.
여기에서 말하는 호르헤는 덥수룩한 수염으로 턱을 가리고 키가 껑충 올라가선 보이는 덩치가 큰 중년 남성이었다. 올겨울에는 항상 나무 하러 다녀올게요, 하고 나가려는 크누트를 불러다가 장갑을 꺼내 끼워주었다. 그리고 머리통 두 개는 작은 크누트의 손목을 붙잡고 눈이 들어가면 동상에 걸리기 딱이니 정말 오늘치 태울 나무만 하고 돌아와라, 하면서 옷을 몇 겹이나 씌운 뒤 내보냈던 것이다. 호르헤는 크누트를 아직도 열 살이 안 된 애처럼 보는 듯했다. 크누트는 그 마음은 이해를 하는 동시에 아주 얄밉다는 생각 역시 지우지는 못했다. 내가 몇 살이나 되었다고 이러신담! 하여간, 이 좁게 느껴지는 마음의 바탕을 이해 못 하지는 않는다. 당연지사다. 크누트도 내후년이면 열일곱이 된다. 만으로 그렇다. 그런 반듯한 청소년에게 얼마나 사정 사정을 했는지, 누가 들으면 나무하러 가는 게 아니라 늑대라도 잡으러 간 줄 알았겠다. 어차피 늑대라고 해 봤자 혼자서는 무리고 여럿이서 와르르 가야 하는 일이니 이 홀몸뚱이로는 어불성설이라지만. 사실 크누트는 이 천연의 자연에서 살아가며 호르헤 없이 사냥을 나간 적이 없다. 총도 잡지 않았다. 못했다는 것이 맞겠다 싶다. 호르헤는 묘하게 야만과 야생적인 폭력에 대하여 결벽적이고 수선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크누트가 장식장에 걸어놓은 샷건을 보기만 해도 화들짝 놀란 얼굴로 너 거기 손댈 생각 하지도 말아라, 하고 먼저 엄포를 놓곤 하던 것이다. 그래 놓고 가끔씩 크누트가 이리나 곰 그림자 따위에 지레 겁이라도 먹을라치면 그 나이를 먹고서 값을 하지 못한다느니 어쩌니 중얼거리며 놀리는 데에 도가 터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애초에 그쯤 되는 사냥감이면 사람들을 모아서 단체로 몰려나가 잡아야 했다. 개도 좀 끌고 가고. 그 생각만 하면 크누트는 머리꼭지가 열리다 못해 거꾸로 뒤집어져서 바닥을 머리로 콩콩 뛰면서 집까지 돌아갈 수 있을 성싶었다. 참으로 환장할 노릇이다.
<한뼘 BL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나의 유령 도련님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김필립
반복의 끝에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너울아래
산등성이 넘어서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모픽
육아만 하는 남자들 - 육아하는 남자들 앤솔로지_비노
망돌의 다이어트법_대흉근강화주간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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