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세계
Description:... ‘시옷(ᄉ)’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이자 ‘시’에 입힌 ‘옷’의 세계, 『시옷의 세계』. 이 세계는 이미 『마음사전』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 김소연 시인이 조금 더 심심하게, 또 조금 더 씩씩하게 살아가는 곳이다. 머리말 「사귐」에서 시작된 이 책은 「사라짐」「사소한 신비」「산책」 등을 거쳐 「씩씩하게」까지, 35개의 낱말을 국어사전에 실린 순서대로 다룬다. 그러나 사전적 정의라기보다는 해당 낱말을 화두로 삼은 ‘산문적 정의’라 하는 편이 옳다. 저자가 자라온 이야기에서부터 아끼는 사람과 사물에 관한, 글귀에 관한, 그리고 시인에 관한 조곤조곤한 정의다. 풀어쓴 글이지만 『마음사전』의 저자답게 단어 하나, 문장 한 구절, 쉼표 하나도 버릴 수 없이 신중하다. 또한 시각, 촉각, 청각을 모두 일깨우는 무척 감각적인 글이다. 이따금 저자가 찍은 사진과 함께 또 다른 ‘시옷’ 낱말들에 대한 짧은 정의를 만나면 그 감각이 새롭게 환기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는 ‘이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이 가난한 것은 한 사회 안에 시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고 “시인이 너무 많은 것은 세상이 너무 병들었고 제도가 지긋지긋하게 갑갑하기 때문”이며 “시인이 가난한 것은 가난을 선택했기 때문”이라 말하는 시인 김소연. 그의 말들을 지지하는 ‘시’와 ‘시인’들이 책 곳곳에 포진돼 있다. 독자는 맥락에 따라 언제든 새롭게 읽히는 게 시 구절임을, 그리고 시와 산문이 서로 이렇게도 스며들 수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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