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잖아, 너. 가짜 냄새가 진동을 해.”
어느 외딴 섬, 시간이 멈춘 듯한 대저택에는 철부지 도련님, 이안 웨인이 살고 있다. 이안이 저택의 불청객, 칼렙 밀라드를 특별히 신경 쓰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그는 이안이 오래도록 짝사랑 해온 상대의 친구였고. 두 번째. 러트도 페로몬도 없는 불완전 알파인 저와 달리 모든 게 완벽한 알파이며, 세 번째. 제 비밀을 모두 한눈에 간파한 사람이었다. 결정적으로, 무지 재수 없었다.
그러나 첫 만남의 악감정과 달리, 이안은 페로몬 연구원인 칼렙에게 형질 치료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그에게 호감을 품게 된다. 동시에 절 아이 취급하는 칼렙의 태도에 속상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안은 페로몬이 폭주한 상태로 칼렙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되는데…….
***
“…젠장,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빠르게 욕을 짓씹으며 칼렙이 이안의 몸을 추슬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칼렙이 우뚝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언가를 확인하듯 칼렙이 이안의 목덜미에 코를 한 번 박았다.
“향이…….”
가까이서 마주친 칼렙의 표정이 심각했다. 툭 불거진 목울대가 울렁거렸다. 새파란 눈매가 이안을 질책하듯 서늘했다. 칼렙은 긴 한숨을 쉬며 이안의 몸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페로몬 조절을 하나도 못 하고 있잖아.”
“뜨거워, 흑……. 으, 흣…….”
“열이 심해.”
이마를 짚어 본 칼렙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몸을 일으켜 방 안쪽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칼렙을 찾아오면 모두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안은 가물거리는 눈으로 그 뒷모습을 보다가 서러움에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나아지기는커녕 몸속의 불길은 좀 전보다 강렬하게 모든 감각을 먹어 치우고 있었다.
이안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지 안에 손을 집어넣고 제 성기를 잡았다. 바짝 선 성기 끝이 온통 질척거렸다. 이러다 녹아 없어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겁기도 했다. 입술을 꽉 깨문 채 그대로 성기를 마구 문질렀다.
그때였다. 단호한 힘이 이안의 어깨를 잡아 돌렸다. 시야가 반 바퀴 홱 돌았다.
“아, 하, 윽…….”
좀 전보다 서늘한 표정의 칼렙이 그곳에 서 있었다. 왜 그런 눈으로 봐. 왜 못 하게 해. 죽을 것 같은데……. 붉게 달아오른 눈가가 그 모든 원망을 담은 채 파르르 떨렸다.
이안이 다시 덜덜 떨리는 손을 아래로 뻗을 즈음, 칼렙이 이안의 팔을 단호하게 붙잡았다.
“……앉아.”
“놔…, 아파, 못 도와주면 저리 가…….”
“이런 식으로는 도련님이 좆 헐도록 싸질러도 안 끝나. 도와줄 테니까……. 앉으라고.”
가만히 내려다보던 칼렙이 침대맡에 등을 기대고 이안의 몸을 뒤로 끌어당겼다.
“힘 빼고 나한테 기대 앉아. 그래, 다리 벌리고.”
칼렙의 다른 팔은 뱀처럼 배 위를 스륵 감싸고 이안의 몸을 뒤로 밀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