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그 마법사의 소환수 7
굴러라 머리머리
Description:... “기사 칸 바룬. 긴 잠에서 저를 깨워 주신 주인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마법사 멀린은 흑마법사 마법탑의 탑주 후계자이다. 항상 갇혀 살아야 하는 탑 생활에서 일탈하고자 수련을 핑계로 한 여행을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지켜 줄 듀라한을 소환한다. 그런데 이 소환수가 강해도 너무 강하고, 몸도 멀린의 취향에 정말 딱 맞는다. 멀린은 보는 사람도 없겠다, 소환수와 단둘이겠다 싶어 듀라한에게 손을 대지만, 알고 보니 이 듀라한은 이천 년 전에 죽은 전설적인 기사 칸 바룬이었는데……! 칸은 이천 년 전 용들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현재,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영문도 모른 채 듀라한으로 소환된다. 듀라한으로 깨어난 것도 당황스러운데 이 예쁘장한 주인님과 몸을 겹치게 되다니……. 멀린과 칸은 연애 반, 모험 반의 여행을 떠나며 칸의 과거 기억을 되찾고 듀라한이라는 저주를 풀 수 있을까? ▼▼▼ 듀라한이 멀린을 등진 채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또 삐친 거냐며 놀리려던 멀린은 듀라한의 이상한 반응에 다가가던 걸음을 멈췄다. 듀라한이 완전히 몸을 숙이자 그의 몸에 가려져 있던 단상 위가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는 눈을 감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니, 누군가의 머리가 놓여 있었다. 남자의 머리가 천천히 눈을 떴다. “당신이 내 주인님이십니까?” 남자의 입에서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낮고 울리는 듯한 목소리는 듣기 좋은 색을 띠고 있었다. 멀린을 주인님이라고 부른 남자는 여전히 멀린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자신을 보며 말하는 주인님이라는 표현에 멀린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혹시나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가 해서. 하지만 역시나 석실 안에는 멀린 혼자 서 있었다. “저, 저요?” “네, 주인님.” 멀린이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묻자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듀라한이 천천히 자신의 투구를 벗었다. 그리고 조심히 남자의 머리를 잡아 들어 올렸다. 남자는 눈을 감았다. 듀라한은 머리를 자신의 목 근처로 가져갔고 그 순간 듀라한의 몸에서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멀린은 급하게 눈을 가렸다. 그리고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앞에는 제가 알고 있던 듀라한의 몸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아…… 아아…….’ 놀란 멀린은 말을 뱉지 못했다. 마치 원래부터 붙어 있었던 것처럼 남자는 듀라한의 몸을 하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의 강인해 보이는 얼굴과 듀라한의 몸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누가 봐도 몸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남자는 뚜벅뚜벅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단상에서 내려와 당혹해하는 멀린의 앞에 섰다. 그리고 멀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사 칸 바룬, 긴 잠에서 저를 깨워 주신 주인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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