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에게는 운명의 실타래가 존재한다.
단, 관리국에서 일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 운명의 타래 끝까지 도달하게 관리하고 수시로 점검하는 게 유니버스 관리자인 내가 할 일이다.
“본인 확인했어?”
“무한 회귀자 72-1-XZKK-01. 네, 여기 맞네요.”
26회차 회귀를 앞둔, 무한 회귀자라기엔 지나치게 앳된 얼굴의 소년.
회귀자 72도 분명 스쳐가는 무한 회귀자 중 하나일 뿐이었다.
“26번째에는 안 봤으면 좋겠네요. 아마 보게 될 테지만.”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고 결코 알아서 안 되는, 아무리 노력해도 인지할 수 없을 내 존재를 알아챈 회귀자 72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착각이 아니었다.
***
“여기서 뭐 하세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어느새 잠에서 깬 회귀자가 나를 똑바로, 아주 당돌하게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관리자와 접촉할 수 있는 회귀자 이야기는 우주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에도.
“누구시냐고요.”
너 내가 보여? 라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다가 가라앉았다.
“나는…….”
그간 반복된 일 처리에 굳었던 머리가 오랜만에 빠르게 돌아간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소년의 낯에 경계심이 강해진다.
“관리자.”
최악의 답변은 아니었으나 좋은 변명도 아니었다. 회귀자가 내 복장을 위아래로 훑는다. 난 슈트 차림이다.
“아니, 그거 말고. 건물 소유……. 관리인.”
“관리인이시더라도 주거 침입 하시면 안 되잖아요.”
“문 열려 있던데.”
회귀자 몰래 한 손을 뒷짐 쥐고, 조용히 검지와 엄지를 움직였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저는 항상 문을……!“
당당하게 문으로 갔던 회귀자는, 분명 매번 잠그던 문이 열려 있자 말꼬리를 흐린다.
“항상 잠가 두는데. 마스터키로 여신 거 아녜요?”
“이딴 건물에 그런 게 있을 것 같아?”
나는 반쯤 무너져 가는 건물 내부를 펜으로 가리켰다. 진심으로 한 말인데 모욕당했다 느낀 건지 회귀자가 얼굴을 구긴다.
“나가요!”
그렇게 나는 회귀자에게 쫓겨났다.